새벽, 애리조나 투손 외곽의 흙길 위로 급수 탱크차 한 대가 시 경계선을 넘는다. 차에 실린 것은 도시 수도관에서 나온 식수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 그 물은 사막 한가운데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부지에 도착해, 마시지도 농사에 쓰이지도 않고 그저 맨흙에 뿌려진다 — 흙먼지를 가라앉히려고. 한 시공사가 시의 허가도 없이 건설용 수도 계량기를 따 약 65만 갤런(약 246만 리터)을 그렇게 실어 날랐다. 같은 사막에서 이웃한 농촌 마을의 수도는 수압이 떨어져 있었다 (Fortune, 2026). 2025년 8월, 투손 시의회는 이 데이터센터 단지를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그런데 당신은 방금 어깨를 으쓱했을지 모른다. 물이야, 그냥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바로 그 으쓱함이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비용에 너무 익숙해서, 청구서가 오지 않으면 비용이 아니라고 여긴다. 그런데 그 부지에 들어설 인공지능은, 다름 아닌 우리에게 “지구를 구할 도구”로 팔려 온 바로 그 기술이다. 전력망을 최적화하고, 더 나은 배터리를 찾아내고, 기후를 정교하게 모델링한다는 그 약속. 위기를 풀라고 우리가 지은 기계가 사막의 식수를 맨흙에 뿌리는데도, 아무도 그것을 비용으로 적지 않는다. 왜 적지 않는 걸까?
탐정처럼 두 갈래의 실마리를 따라가 보자.
첫 번째 실마리는 효율의 역설이다. 기술정치 분석가들은 오래된 경제 법칙 하나를 다시 꺼낸다. 19세기 영국에서 증기기관이 석탄을 더 효율적으로 쓰게 되자, 석탄 소비가 줄기는커녕 폭증했다. 효율이 오르면 그 자원을 쓰는 비용이 싸지고, 싸지면 더 많이 쓴다 — 제번스 역설이다. AI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arXiv, 2025). 2025년 구글은 제미나이 질문 하나에 드는 에너지를 33분의 1로 줄였다고 발표했다. 텍스트 한 번 묻는 데 0.24와트시, 텔레비전을 9초 보는 정도다. 그런데 바로 그 싸짐 때문에 모두가 더 많이, 더 자주 묻는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2년부터 2026년 사이 두 배 넘게 뛰어, 캐나다 한 나라의 전력 사용량을 넘어섰다 (IEA 인용, Brookings, 2025). 지난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448테라와트시의 전기를 썼다. 전 세계 10개 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보다 많은 양이다 (UNU-INWEH, 2026).
두 번째 실마리는 장부에 없는 숫자다. 자연자본 이론가들은 묻는다. 그 사막의 대수층은 누구의 자산인가? 회계 장부 어디에도 그 물의 값은 적혀 있지 않다. 공기처럼 무한한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수백 개 기업과 금융기관이 자연을 대차대조표에 올리려는 국제 공시 체계에 합류하고 있다. 2026년 초 기준 733개 조직, 시가총액 9조 달러, 운용자산 22조 달러 규모가 자연 관련 재무공시 권고를 채택했다 (TNFD, 2026).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2022년 이후 새로 짓거나 계획 중인 데이터센터의 3분의 2가 애리조나 남부, 콜로라도강 유역, 텍사스 같은 물 부족 지역에 들어선다 (WRI, 2025). 미국 조지아주 페이엇 카운티에서는 계량기 오류가 드러나기 전까지 한 데이터센터가 2,900만 갤런 — 올림픽 규격 수영장 44개 분량 — 의 물을 소리 없이 들이켰다 (Fortune, 2026). 칠레에서는 법원이 대수층에 미칠 기후 영향을 다시 검토하라며 구글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멈춰 세웠다. 칠레는 15년째 유례없는 가뭄을 겪고 있다 (Fortune, 2026). 장부에 0으로 적힌 물은, 이렇게 조용히 빠져나간 뒤에야 숫자로 모습을 드러낸다.
두 실마리가 한 점에서 만난다. 2026년 6월, 유엔의 한 연구기관은 전 세계 AI와 데이터센터가 2025년 한 해에만 약 2,640억 갤런(약 1조 리터)의 물을 썼다고 집계했다. 그리고 이대로라면 2030년 무렵 AI가 쓰는 물이 13억 명의 기본 생활용수와 맞먹게 된다고 경고했다 (UNU-INWEH·UN, 2026; TIME, 2026).
이제 “아하”의 순간이다. 이 이야기는 사실 AI와 자연의 대결에 관한 것이 아니다. 두 렌즈는 서로 다른 말을 하는 듯 보이지만, 가리키는 구멍은 하나다. 우리는 AI가 만들어내는 산출물 — 토큰, 지능, “텔레비전 9초”짜리 답변 — 은 소수점까지 정밀하게 측정한다. 그러나 그 답변에 들어간 투입물 — 바로 이 대수층의 물, 바로 이 전력망의 전기 — 은 값이 거의 0으로 장부에 들어온다. 적히지 않았으니, 줄일 방법도 없다.
여기에 칼날이 있다. 효율은 장부에 적힌 숫자만 줄인다. 적히지 않은 숫자는 줄일 수 없다. 사막은 질문 한 줄의 원가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질문을 공짜처럼 던진다. 작은 탱크차 한 대가 새벽에 시 경계선을 넘는 장면과, 13억 명분의 물이라는 거대한 숫자는 같은 구조의 양 끝이다. 둘 다 “값이 매겨지지 않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하나의 회계 법칙이 만든 그림자다.
다음에 AI에게 무언가를 묻고, 답이 즉시, 공짜로, 아무 마찰 없이 떠오르는 것을 볼 때 — 당신이 내지 않은 값이 어디론가 갔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라. 그 값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대수층에, 어느 도시의 수도관에, 장부에 적히지 않은 칸에 쌓이고 있다. 질문은 이것이다. 그 장부는, 결국 누가 쓰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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